ChatGPT 20억 시대의 서막: AI 플랫폼 왕좌를 둘러싼 대격돌

ChatGPT 20억 시대의 서막: AI 플랫폼 왕좌를 둘러싼 대격돌

3주 동안 글쓰기 휴가를 가졌습니다. 바쁜 일정도 한 몫했지만, AI 시장이 새로운 국면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가설이 제게 생겨났고, 이를 초기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자료를 찾아보는 일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The Core를 통해 이른바 Consumer AI Market에 당분간 집중하려 합니다. Consumer AI Market으로 진화하는 AI 시장의 새로운 국면에 대한 다양한 증거를 모으기 위한 과정입니다. 이를 The Core 독자분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이번 글은 네 개의 질문을 던지고 그 답변을 담고 있습니다.

1. OpenAI는 왜 SNS(소셜미디어) 비즈니스에 뛰어들려하나?

  • 오픈AI의 2024년 적자 규모는 50억 달러입니다(CNBC 보도). 2024낸 매출이 37억 달러 수준이기에, 단순하게 계산하면 오픈AI의 2024년 비용 규모는 87억 달러(최소 12조원)입니다.
  • 오픈AI는 2025년 3월 4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펀딩에 성공합니다. 이 때 오픈AI 기업 가치는 3,000억 달러였습니다(CNBC 보도). 비교하자면 SpaceX의 2024년 12월 기업가치가 3,500억 달러입니다. 참고로 메타(구 페이스북)는 2012년 5월에 상장했고, 2015년 11월에야 기업가치가 3,000억 달러에 도달했습니다(Quartz 보도). 오픈AI의 기업가치가 3,000억 달러에 이르렀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입니다.
  • 오픈AI의 기업 지배구조 특징과 무관하게, 오픈AI가 3,000억 달러 기업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또는 다음 번 투자 또는 상장을 위해서 투자자에게 어떤 성장 가능성을 보여줘야 할까요?
  • Anthropic 처럼 ‘개발자’를 중심으로 4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면 될까요? 매월 20달러 이상을 지불하는 ChatGPT 유료 이용자 규모를 3천 만명으로 끌어올리면 될까요? 아닙니다. 기업가치 3,000억 달러는 유료 이용자 규모 확대로는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 2025년 2월 약 4억 명에 달했던 ChatGPT 무료 이용자(Reuters 보도)가 2025년 4월 8억 명을 기록(Fortune 보도)합니다. 놀라운 이용자 성장 속도입니다.
  • ChatGPT 무료 이용자 규모가 최소 20억 명이 다다를 경우-저는 이 시점을 늦어도 2026년 중반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OpenAI는 검색에서 구글과 네이버를, 소셜미디어 에서는 메타를, 모바일메시징 서비스에서는 왓츠앱과 카카오톡을, 이커머스에서는 아마존과 쿠팡을 공격할 수 있습니다. 이 때야 비로소 OpenAI는 기업가치 3,000억 달러를 방어할 수 있습니다. 물론 OpenAI가 검색 시장, 소셜미디어 시장(광고 시장), 모바일 메시징 시장, 이커머스 시장 등으로 확장하는데 실패할 가능성은 분명하게 작지 않습니다.
  • OpenAI와 성공여부와 무관하게 Consumer 시장은 과거 모바일 앱을 중심으로 재편되었던 것처럼 이제 AI로 재편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2025년과 2026년은 시장 재편의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 참고로 OpenAI는 한국을 비롯 세계 각 국에서 ‘아티스트 프로그램’으로 AI 크리에이터를 집결시키고 있습니다. ChatGPT 하단에 새로운 탭(Tab)이 곧 추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뉴욕타임스의 케빈 루스(Kevin Roose)와 Platformer의 케이시 뉴턴(Casey Newton)이 호스트로 등장하는 유튜브 채널 Hard Fork에 2025년 6월말 OpenAI 대표 샘 올트먼 (Sam Altman)이 출연했습니다(영상 보기). 인터뷰를 진행한 케이시 뉴턴은 OpenAI가 소셜미디어 또는 SNS 도입 가능성이 높다며 아래와 같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Platformer 인용).
OpenAI의 새로운 소셜 플랫폼이 정말로 태동하고 있다는 강렬한 예감이 스쳤다. 나는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 온 질문을 샘 올트먼에게 던졌다.

“당신의 회사를 흔들어 무너뜨리려는 인물-일론 머스크-이 소유한 X에, 왜 아직도 모든 뉴스와 견해를 올리십니까? 왜 굳이 거기에 머무르시죠?”

올트먼은 잠시 눈을 빛내더니 단 한마디로 맞받아쳤다.

“그렇다면, 어디에 올려야 할까요?”

나는 미소를 머금고, 혹시 직접 새 소셜 서비스를 만들 생각은 없는지 슬쩍 떠보았다. 그 순간, 올트먼의 눈썹이 의미심장하게 번쩍 치켜올라갔다—마치 곧 폭풍이 몰려올 것처럼. 그 눈썹 끝에 매달린 혁신의 불꽃이 어떤 모습으로 세상에 터져 나올지, 이제 숨죽여 지켜볼 일만 남았다.

2. Anthropic의 매출 급증: 40억 달러의 의미?

  • Anthropic의 연간 반복 매출(ARR: Annual Recurring Revenue)이 40억 달러에 이르고 있습니다(The Information 보도).
  • 이는 아마도 많은 개발자들이 선호하는 모델인 클로드가 코딩을 훌륭하게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른바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의 주역은 클로드입니다.
  • 그런데 다른 경쟁 기업과 달리 클로드의 API 비용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특히 Opus 4의 가격은 지나치게 높습니다(클로드 API 가격표).
  • 그 이유는 클로드 또는 Anthropic의 주요 고객은 개발자이기 때문입니다. Anthropic의 전략은 무료 이용자 확대가 아닙니다. 때문에 클로드는 코딩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Opus 4에 대한 높은 비용도 클로드 코딩 능력이 유료 이용자에게 주는 부가가치에 상응합니다.
(그림: GPT o3)
  • 문제는 Anthropic의 개발자 중심 시장전략이 성공할 수 있는가에 있습니다. Anthropic의 수익은 주로 Cursor와 소수의 AI 코딩 스타트업에서 발생합니다. Anthropic의 자체 코딩 서비스인 클로드 코드는 이제 막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클로드 코드의 매출 성장은 Cursor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Anthropic의 매출 성장이 그렇게 빠르게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3. 애플(Apple)의 AI 모델 파트너는 누가될까?

  • 애플은 분명하게 AI 모델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애플은 자체 모델을 개발하기 보다는 타 AI 모델 기업을 인수하는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 2025년 7월 1일 블룸버그는 애플이 Anthropic 또는 OpenAI와의 협업을 통해 시리(Siri)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자존심을 내려놓았다! 더 강력해진 시리를 위해, 그들은 마침내 Anthropic과 OpenAI의 인공지능을 탐색하고 있다. 내부 기술만 고집하던 전통을 거슬러, 애플은 두 회사와 머리를 맞댔다. ‘우리의 클라우드 위에서 너희 거대언어모델을 단련해 보라!’ 이것은 곧, 시리가 완전히 새롭게 태어날 대전환의 전주곡이다.”
  • Anthropic은 Apple의 완벽한 파트너입니다.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1. OpenAI는 8억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차세대 메타가 되기 위한 길을 걷고 있습니다.
  2. 구글 제미나이는 (여전히) 강력한 구글 이용자를 잠재 고객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3. Anthropic은 상대적으로 이용자 규모가 작습니다. 그러나 Anthropic의 AI 모델 발전 속도는 상당히 빠릅니다. 제어와 통제를 통해 완벽을 추구하는 애플에게 딱 맞는 기업입니다. Anthropic 또한 ‘안전과 윤리적 개발’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애플과 궁합이 맞습니다.
  • 다른 협력 후보로는 프랑스의 Mistral이 있습니다. 애플이 Mistral 인수를 고려한다면, 이는 Anthropic에 80억 달러를 투자한 아마존과 20억 달러를 투자한 구글이 ‘애플과의 협력’을 반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4. 메타의 SuperIntelligence Lab의 의미는? “It's the company culture, stupid!”

  • 메타, 정확하게는 마크 저커버그는‘초지능 부서(Superintelligence Lab)를 설치합니다. 이 곳은 수장은 Scale AI 창업자 알렉산더 왕입니다(TechCrunch 보도).
  • 사실상 메타의 AI 수장은 얀 르쿤(Yann LeCun)에서 알렉산더 왕으로 교체된다는 의미입니다.
  • 왜 AI 수장 교체가 일어난 것일까요?
  • 얀 르쿤은 AI에서 노벨상이라할 수 있는 튜링상을 수상한 최고 수준의 AI 과학자입니다. 얀 르쿤은 AI의 최종 목표로 여겨지는 AGI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 AI 세계에는 공공연한 비밀이 있습니다.
  • AI 기업 또는 창업자 또는 경영진이 AGI를 구축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주장할 때, 더 나은 AI 과학자 및 AI 엔지니어가 모여 더 나은 AI 모델을 만들곤 합니다.
  • 한 분야의 최고 인재들은 늘 비전(!)을 믿고 싶어합니다.
  • OpenAI 샘 올트만,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Anthropic의 다리오 아모데이가 기회가 되면 AGI를 이야기하는 이유 중 하나는 최고 AI 인재를 끌어모으기 위한 것에도 있습니다. (AGI 관련 뉴스에는 다양한 소음(noise)이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 메타 그리고 얀 르쿤은 최고 AI 인재에게 내적 동기부여를 주는데 실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AI 인재 유출이 심각했습니다.
  • 메타뿐 아니라 애플에도 최고 AI 인재가 모여들지 않습니다.
  • 2025년 6월 애플 홈페이지에 발표된 논문의 제목은 “사고의 환상: 문제 복잡성의 렌즈로 본 추론 모델의 역량과 그 한계”입니다. AI 인재들은 아마도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할 것입니다. “애플 경영진은 거대언어모델의 유용성을 믿지 않았고, 지금도 믿지 않는구나”. 그 결과, 최고의 AI 인재는 애플에서 일하고 싶어하지 않을 겁니다.
  • 메타의 얀 르쿤(Yann LeCun)은 거대언어모델로는 최지능을 구축할 수 없다고 말해 왔습니다. 최고의 AI 인재가 얀 르쿤과 일하고 싶을까요?
  • 이와 대조적으로 딥시크(DeepSeek) 대표 량원평(Liang Wenfeng)은 2025년 1월 AGI에 대해 “2년이 될 수도, 5년이 될 수도, 10년이 될 수도 있지만 우리 생애 안에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인터뷰 영어 번역). 중국 최고 AI 인재들이 그 역사적인 길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 AGI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AGI를 정말 가까운 미래에 완성할 수 있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 최고 AI 인재에게는 높은 수준의 급여뿐 아니라 내적 동기가 필요합니다.
  • 이러한 배경에서 메타의 Scale AI 인수와 Superintelligence Lab의 맥락을 읽어야 합니다.
  • 얀 르쿤이 옳은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커버그가 AGI 구축을 믿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비전(!)을 갖는 것입니다.

비전이 중요합니다. 이른바 AGI에 대한 정의가 모호할 수록, 그 도달 여부가 불확실할 수록, 이를 추구하는 AI 인재들에겐 북극성이 필요합니다. 아폴로 프로그램, 1960년대 기술로 인간을 달에 보낼 수 있다고 모두가 믿었습니다. 다소 과장하면, 미친거죠. 미쳤기 때문에 달 창륙이 가능했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잊고 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아폴로 프로그램(1961년-1972년)은 트랜지스터- 지금의 반도체- 발전의 촉매제였습니다. 아폴로 프로그램은 당시 갓 태동한 트랜지스터 산업에 막대한 주문 및 기술 요구를 퍼부어 폭발적 수, 신뢰성 향상 및 단가 급락이라는 세 가지 충격을 안겨 주었습니다(FastCompany 참조). 아폴로 프로그램으로 미국의 실리콘밸리가 성장했습니다.

SpaceX와 스타링크가 또 다른 예입니다.

  • “우리는 화성에 간다”고 말하는 사람들만이 다시 착륙할 수 있는 재사용 로켓을 개발합니다. 벤 톰슨(Ben Thompson)이 2024년 10월에 쓴 “Elon Dreams and Bitter Lessons”은 꿈과 비전이 어떻게 기업 전략과 기업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탁월하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 화성으로 가는 비행에는 더 많은 로켓 발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 꿈을 쫓는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은 로켓을 더 저렴하게 만들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합니다.
  • 그 결과, 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려놓는 비용이 급감합니다.
  • 그 결과, 스타링크의 저궤도 위성은 경쟁 업체 대비 매우 높은 가격 우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대다수 분석가들은 이제 어떤 경쟁자도 가까운 미래에 스타링크를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라 평가합니다.
  • 이는 ‘화성으로의 비행’ 비전의 직접 결과입니다.

SpaceX가 가까운 미래에 정말 화성으로 날아갈 수 있을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거대언어모델(LLM)이 가까운 미래에 AGI/초지능을 실현할 수 있을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비전과 꿈은 사람을 스스로 성장하게 만듭니다. 참고로 여기서 ‘사람’은 대부분 부자 과학자 또는 부자 엔지니어입니다.

AI 기업 문화, 정확하게는 AI 기업의 목표와 비전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한국 경제에도 예외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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