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마케팅이나 PR 업계 분들을 만날 일들이 많은데요. 이 분들이 한결 같이 내뱉은 말이 있습니다.
"네이버 요즘 위험해 보이지 않나요? 너무 뒤처지는 것 같아요."
아마 공감하시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ChatGPT와 구글 등 글로벌 AI 플랫폼의 공세가 더욱 강화하고 있음에도 네이버는 상대적으로 잠잠해 보여서입니다. 네이버 내부적으로는 빠른 대응을 위해 상당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겠지만, 밖에서 느끼는 변화의 속도는 다소 느리게 보여서일 겁니다. 태평양 건너 편에선 현기증이 날 정도로 업데이트 소식이 들려오는데 후발 주자로 평가받는 네이버는 발표 주기가 사실 더딘 게 사실이기도 하죠. 오히려 '소버린 AI'라는 담론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는 건 아닌지 아쉽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이러한 평가를 내리는 핵심 영역 중 하나는 AI 검색이었습니다. 네이버 비즈니스의 본질이기도 하죠.(요즘은 네이버의 핵심 사업 즉 본업이 검색인지 쇼핑인지 조금은 헷갈리기도 합니다만.) 지난 3월 네이버가 AI 브리핑이라는 이름으로 차세대 검색 질서에 올라타는 시도를 보이기도 했지만, 그 실체를 체감하는 사용자들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그것도 아직은 저장된 생성 콘텐츠를 키워드 기반으로 불러오는 수준에 불과해 'AI 검색'이라 불리기엔 미흡한 점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네이버가 국내 AI 검색 시장(글로벌 아닙니다)에서 ChatGPT와 구글의 공세를 방어해 낼 수 있을지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회의적인 견해를 내놓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 궁금증을 어느 정도 풀어드리기 위해 이 글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다소 길어질 수도 있겠지만 여러 과거 네이버가 구사한 전략에 대한 짧은 분석을 토대로 가볍게 전망을 내놓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자료 1 : 네이버는 야후와 엠파스를 어떻게 넘어섰나?

1999년 네이버컴이라는 사명으로 시작된 네이버는 당시 야후코리아라는 강력한 검색 사업자와 한판 대결을 시작합니다. 한메일로 유명한 다음도 이들 앞에 존재한 대표적인 경쟁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창업 이듬해 검색 부문에서 4위였던 네이버는 2003년 2위로 올라서게 되는데요. 누구도 부인하지 않듯, 지식iN이라는 UGC 플랫폼의 공이 가장 컸습니다.
지식iN의 아이디어는 2000년 한겨레가 론칭한 디비딕(DBdic)에서 비롯됐는데요. 디비딕이 유료화되는 틈을 타서 네이버의 지식iN이 큰 성장을 이루게 됩니다. 당시 검색DB를 확장하기 위한 '지식 검색'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단순히 웹사이트 경로만 발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검색을 통해 답변을 얻고자 하는 사용자 수요가 컸기 때문입니다. 이 국면을 영리하게 활용했던 네이버가 지식검색에서 우위를 차지하면서 일약 대표 검색 플랫폼으로 올라서게 되는 것이죠.
네이버 지식iN이 위력을 발휘하자 엠파스는 2003년 2월 한겨레의 디비딕을 인수해 지식 거래소로 명명하게 됩니다. 엠파스의 강력한 장점인 '자연어 검색'에 디비딕의 지식 콘텐츠이 더해지면서 네이버를 추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커졌습니다. 하지만 네이버만큼 매끄럽게 디비딕을 통합하지 못했습니다.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엠파스는 2005년 열린 검색을 표방하며 네이버 지식iN을 검색 대상으로 포함시키려 애쓰기도 했죠. 하지만 당시 네이버는 동의받지 않은 크롤링이라며 법적 대응을 불사하며 자신들만의 콘텐츠를 지켰습니다. 크롤을 차단한 것이죠.
네이버는 이미 2004년부터 검색 1위 사업자로서 굳히기에 들어간 상태였습니다. 전지현 광고 캠페인을 통한 UGC 플랫폼 홍보였죠. 카페부터 시작해 지식iN, 블로그까지 모든 UGC 콘텐츠 플랫폼을 망라해 광고에 들어가게 됩니다. 검색 기술 측면에선 엠파스에 혹은 야후코리아에 부족할 수도 있었지만, 콘텐츠 플랫폼에 대한 마케팅으로 이 약점을 메운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네이버가 2000년대 초 국내 검색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데엔 검색 기술의 우월성보다는 자체 UGC 기반의 콘텐츠 플랫폼 강화와 이를 자사 검색과 연결시킨 통합적 검색 플랫폼 기획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자체 검색 대상 데이터베이스의 강화를 통해 차별성을 키운 덕을 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료 2 : 네이버는 구글의 검색 공세를 어떻게 이겨냈나

2000년대 초가 후발 주자에서 1위 사업자로 올라선 시점이었다면 2010년대 중후반은 글로벌 검색 사업자 '구글'의 공세를 성공적으로 방어한 시기입니다. 두 검색 사업자의 경쟁은 2000년 초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도 있지만 본격적인 점유율 경쟁은 모바일이 시작된 2010년 대 이후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이 당시 네이버는 '전방위적인 로컬화'를 통한 검색 시장 방어 전략을 현명하게 전개했습니다.
사실 모바일 시대로의 전환은 네이버에겐 위기 국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구글 검색이 기본으로 탑재된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이 밀려들기 시작하면서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은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일단 경쟁 자체가 형성되지 않는 구조였죠. 네이버는 꽤나 긴 시간 동안 고전을 면하지 못하게 됩니다. 위 그래프에서도 볼 수 있듯, 구글에 뒤처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네이버는 이 국면을 영민하게 넘어섭니다. 이전부터 제기돼왔던 '가두리 검색'이라는 외부의 비난을 감수하면서 계속 콘텐츠 플랫폼과 이를 기반으로 한 통합검색에 투자하게 됩니다. 통합 검색은 네이버가 가장 강점으로 내세우는 검색 기술이자 UI 배치입니다. '콜렉션'으로 상징되는 네이버의 통합 검색은 구글 등의 웹 문서 배치 방식과 달리, 콘텐츠 영역별로 검색에 보여주는 구조입니다. 사용자의 질의 의도를 분석해서 뉴스 검색 결과를 상단에 배치할지, 블로그나 지식iN을 먼저 보여줄지 판단토록 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죠. 지금도 네이버는 콜렉션 중심의 통합 검색 배치를 정교하게 서비스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검색 방식의 고도화는 '한국적 검색 행위 문화'의 특수성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검색 서비스의 로컬화를 상징하는 설계 방식입니다. 네이버는 창업 초기부터 이 콜렉션 기반의 통합 검색에 집중해 왔습니다. 한때 '이를 검색 혁신이라 할 수 있느냐'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구글이 '유니버셜 검색'이라는 이름으로 따라할 정도로 모범 사례로 인식됐습니다.
달라진 점도 있습니다. 70% 이상을 육박하던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이 모바일 시대 들어 50~60%대로 내려앉은 것입니다. 1위로 방어하긴 했지만 상당 부분 안방 점유율을 내줄 수밖에 없었던 거죠. 방어는 잘 했지만 상처는 입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달라진 경쟁 구도 : 구글, ChatGPT에 국내 스타트업까지

네이버에 또다시 위기가 닥쳤습니다.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검색 패러다임의 새 사이클을 맞이해서입니다. 이제 검색은 기존 키워드 중심의 매칭 방식에서 AI가 답변을 제시하는 AI 검색으로 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구글은 AI Overviews와 AI Mode로, 오픈AI는 ChatGPT 검색으로 새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국내 검색 사업자들도 등장했습니다. 뤼튼과 oo.ai입니다. 네이버는 이제 도전자에서 수성자로 위치가 바뀌었습니다.
네이버는 그간의 두차례에 걸친 강력한 도전자들을 콘텐츠DB의 확대, 폐쇄적인 콘텐츠DB의 운영, 통합검색의 차별화, 로컬 문화의 특수성, 강력한 마케팅으로 방어해냈습니다. 검색 기술의 진일보라는 혁신 기술로 승부를 걸진 않았지만, 검색을 둘러싼 로컬 생태계의 강점을 활용해 시장을 지켜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10~20%의 점유율을 희생해야만 했습니다. 구글이 국내에서 30%의 검색 점유율을 장악했다는 건 여러 모로 의미심장합니다.
이번엔 구글뿐 아니라 또다른 강력한 글로벌 사업자가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여기에 국내 스타트업들도 경쟁에 합류했습니다. 엠파스와 라이코스, 다음, 야후코리아를 제치고 검색 시장 1위에 올랐던 2002~2004년과 형국과 비슷합니다. 이미 네이버는 외부의 강력한 공세에 국내 시장을 지켜낸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당시에 전개했던 전략이 지금 국면에서도 동일하게 먹혀들지는 불확실합니다.
경쟁 구도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 | 국내 사업자 | 글로벌 사업자 |
---|---|---|
혁신형 레거시 검색 | 카카오 AI 검색(?) | 구글 AI Overviews |
신규 검색 사업자 | 뤼튼, oo.ai | ChatGPT 검색, Perplexity |

(1) AI 검색 무장한 구글 Overviews와의 검색 경쟁
네이버는 우선 국내 시장에서 30%를 넘어선 구글과의 AI 검색 시장 경쟁에서 승리해야 합니다. 이미 구글은 AI Overviews를 국내에 론칭하며 AI 검색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네이버도 AI 브리핑으로 개시는 했지만 그들이 직접 밝혔듯, AI 검색 결과가 등장하는 커버리지는 1%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이미 구글은 글로벌 기준으로 75%의 쿼리에서 구글 AI Overviews가 등장합니다. 사용자들이 체감하는 수준이 달라졌습니다. 네이버는 올해 하반기까지 두자리수까지 AI 브리핑 경험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경쟁사에 비하면 느린 편입니다.
(2) ChatGPT와의 경쟁 본격화, 네이버는 버틸 수 있을까
구글만큼이나 ChatGPT 검색의 공략 속도도 무섭습니다. 위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다시피, 이미 ChatGPT의 국내 사용자는 10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그리고 이들 사용자들의 상당수는 정보 검색에 ChatGPT를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고작 1%에 머물고 있는 쿼리 대비 AI 답변 제공만으로는 사용자의 달라진 정보 소비 패턴을 만족시키기 어렵습니다. 그런 반면 네이버 최수연 대표의 인식은 다소 안이해 보입니다.
네이버의 검색 서비스 자체가 정답형 검색 제공에 집중하기보다 여러 가지 탐색형 정보에 대해 UGC(이용자 제작 콘텐츠) 제공을 통해 검색 만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해 왔다. 네이버 검색 서비스의 특징으로, 현재 네이버 검색 쿼리(검색문) 트렌드에서 생성형 AI로 인한 악영향은 보이지 않는다. 생성형 AI 검색이 진화하면 이용자의 정보 소비 행태도 다변화할 것으로 본다. 이용자 개개인의 관심이나 맥락에 맞춰서 콘텐츠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연장선상에서) 연내 네이버가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데이터와 기술을 기반으로 앱 서비스와 통합 검색을 개편할 계획이다. - 2025년 1분기 콘퍼런스 콜 최수연 대표
위 발언으로 유추한 네이버의 대응 전략은 1) UGC 데이터에 대한 탐색으로 승부, 2) 통합 검색 개편하기 입니다. 1)번의 경우 2000년 창업 이후 네이버가 경쟁사를 앞서거나 방어할 때 줄곧 전개했던 전략입니다. 네이버만의 강력한 무기인 'UGC 콘텐츠'로 승부를 이어가겠다는 심산입니다. 두번째는 기술적 승부수인데요. 통합 검색을 개인화 검색 중심으로 개선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아직 후자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어 언급하긴 쉽지 않습니다만 첫번째는 예측이 가능해 보입니다.
아래에서 보듯, ChatGPT 검색은 네이버 지식iN뿐 아니라 네이버 블로그를 광범위하게 검색 대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Claude도 마찬가지입니다. 추론모델로 무장한 AI 검색은 robots.txt를 무시하고 검색 결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네이버는 지식iN 데이터의 크롤링을 차단해 둔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ChatGPT는 아랑곳하지 않고 긁어가고 있습니다. 이걸 무기로 삼기엔 여전히 빈틈이 존재합니다. 엠파스의 경쟁을 따돌리기 의해 사용했던 '콘텐츠 가두리 전략'이 무력화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1번 전략으로 경쟁과 차별화를 이뤄내기엔 현 시점에 한계가 있습니다.


현재 검색에 영향이 나타나지 않는 이유
"현재 네이버 검색 쿼리(검색문) 트렌드에서 생성형 AI로 인한 악영향은 보이지 않는다"는 인식도 다소 아쉽습니다. 검색 질서의 과도기엔 사용자들이 여러 검색을 병행해서 사용하게 됩니다. ChatGPT에선 자연어 검색을 입력하지만 네이버에선 여전히 키워드 중심의 쿼리를 입력할 개연성이 높습니다. 습관과 기대의 영향입니다. '네이버에선 자연어를 입력하면 답변을 정확히 주지 않을 것'이라는 고정된 인식이 작용하기에 검색 쿼리 상의 변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는 과도기에 한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전체 내부 통계 수준에선 쿼리 입력문 상의 변화가 감지되지 않을 수는 있을 겁니다. 문제는 그 변화가 나타난 시점에 대응한다면 너무 늦은 시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검색 점유율의 변화도 당분간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과도기인 검색 병용 사례가 주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보다 더 공격적으로 전략을 준비하지 않는다면, 어느 시점에선 빠르게 추격 당할 수가 있습니다.
간과하지 않아야 할 지표도 있습니다. 네이버앱의 월 평균 사용시간입니다. 네이버는 국내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앱에서 3위 자리마저 위태롭습니다. 월 평균 사용시간도 꾸준히 하락하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에도 뒤진 상태입니다. 2024년 11월에는 월 평균 200억분이 무너진 통계마저 나오기까지 했습니다. 검색이라는 카테고리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하더라도, 줄어든 사용 시간 안에서의 1위라면 그 가치는 반감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로 이를 채워보려는 전략이 성공적으로 먹혀든다면 반등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겁니다.

결론적으로, UGC를 통한 방어 전략과 더딘 AI 검색 대응으로는 현재의 상태를 지켜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저희 판단입니다. 검색 점유율은 어떤 사업자를 카테고리에 포함시키느냐에 따라 달라지기에 현 시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두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네이버앱의 사용 시간을 보면서 현재의 위상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위기 국면으로 향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더 설득력이 높다고 봤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네이버는 위기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고, 현재의 속도로는 ChatGPT의 빠른 성장세에 제동을 걸기엔 부족함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다 공격적이고, 도전적이어야 하며, 과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AI 검색 시대, UGC가 네이버엔 양날의 검인 이유
네이버는 경쟁사를 따돌리거나 차별화를 강화할 때마다 UGC 강화 전략을 적절히 활용해 왔습니다. 지식iN, 카페, 블로그, 동영상 등등이 그 대상입니다. 네이버를 로컬 검색 사업자로서 강력한 1위 자리에 있게 해준 공신들입니다. 자사만의 강력한 데이터베이스를 배타적으로 구축함으로써 AI를 학습하는 유익한 재료로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1) 딜레마 - 차별화 효과 : 다시 말하지만 자체 UGC 콘텐츠 플랫폼은 AI 시대 네이버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차별적 답변을 생성하는 막강한 무기입니다. 구글에겐 유튜브와도 같은 존재죠. 만약 구글이 유튜브라는 콘텐츠 플랫폼 자산이 없었다면, 멀티모달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는 Gemini 모델을 빠르게 개발하지 못했을 수도 있을 겁니다.
(2) 딜레마 - AI 검색 경쟁력 약화 : 하지만 이 UGC 콘텐츠 플랫폼은 네이버의 AI 검색 전환을 발목잡는 고민거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네이버가 ChatGPT 검색과 구글 AI Overviews를 따라잡기 위해 AI 검색을 강화할수록 UGC 플랫폼의 성장 동인은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제로 클릭' 효과 때문입니다. 네이버 UGC의 인플루언서들이 네이버 검색으로부터 트래픽을 이전받지 못하게 되면, 굳이 네이버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어집니다. AI 브리핑의 쿼리 적용 범위가 넓어질수록 UGC 생태계가 죽어가는 '트래픽 카니발리제이션'이 발생할 수도 있어서입니다.
네이버가 '탐색' '탐색' 하는 이유
이 딜레마가 네이버를 '탐색'으로 밀어넣는 이유입니다.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검색 의도는 4가지로 구분을 합니다. 정보 찾기 의도(Informational Intent), 사이트/페이지 탐색 의도(Navigational Intent), 상업적 조사 의도(Commercial Intent), 구매 및 거래 의도(Transactional Intent)가 그것입니다. 최수연 대표가 다음과 같이 발언한 적이 있는데요.
"네이버 검색은 정답형 정보 제공보다는 탐색 중심의 쿼리에 강점이 있습니다. 생성형 AI의 확산에도 안정적인 트래픽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며, 개인화된 콘텐츠 소비를 확대하고 검색-쇼핑-플레이스 간 연결 강화를 통해 탐색 경험을 더욱 고도화해 나가겠습니다".
네이버가 검색 영역에서 정보 찾기 의도(informational)보다는 탐색 의도(navigational)에 더 방점을 찍고 있다는 걸 드러내는 발언입니다. 자신들의 강점이자 차별화 전략은 AI 브리핑이 아니라 UGC 인플루언서들에게 트래픽을 이전하는 탐색 의도에 있다는 걸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해 볼 수도 있습니다. 정보 찾기 의도를 만족시켜주는 AI 브리핑을 빠르게 확대 적용하지 않는 배경이죠. 다른 한편으로 지금은 상업적 조사 의도나 구매 및 거래 의도를 충족시켜주는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의 AI 검색에 투자하는 게 우선이라는 전략을 드러낸 발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전략이 네이버의 정보 기반의 검색 경쟁력을 중기적으로 약화시키고, 오히려 쇼핑 검색에서 쿠팡과의 대결로 에너지를 과도하게 낭비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자칫 시작점으로서 네이버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다만 네이버가 과감한 인수 전략을 취한다면 상황은 반전할 수도 있을 겁니다.)
향후 3~4년이 관건
네이버가 야후를 넘어서는 데 약 3~4년(2002~2005)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미국에서 구글이 야후를 넘어서는 데에도 약 3-4년(2004년~2006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러한 과거의 사례를 참고할 때 3-4년의 시간이면 검색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가 바뀔 수 있습니다. 이는 올해를 기점으로 1-2년 시기가 매우 중요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네이버가 한국에서 검색 시장 점유율을 50% 내외에서 유지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공격적인 방식으로 ChatGPT와 구글에 대응해야 합니다.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돼야 할 겁니다. 개인적으로 지금의 속도는 '돈'을 핑계로 댄다고 하더라도 더딘 편입니다. 수많은 규제들과 외부 견제 세력로 행위 범위가 좁아진 것은 어쩔 수 없는 상수입니다. 이 상수를 변명으로 삼기엔 지금의 전환 국면이 너무 중차대합니다.
최수연 대표는 일단 여태 해오던 전략대로 자사 UGC 콘텐츠의 배타적 활용으로 허들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더 높은 가두리를 쳐서 방어해 낼 수도 있겠지만 AI 검색 시대엔 위에서도 증명됐다시피 기대만큼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확률이 있습니다. 방어해낼 수 있는 시간에 과거와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이죠. 결국 통합 검색의 새로운 차세대 버전을 내놓는 혁신이 더 중요할지도 모릅니다. 구글마저 검색 점유율 90%가 무너진 거대한 질서 변동기입니다.

다음은 네이버가 지식iN에서 차단한 크롤링 봇 등의 목록입니다.
번호 | 봇 이름 | 운영사/개발사 | 차단 범위 |
---|---|---|---|
1 | Yeti | 네이버(Naver) | 전체 사이트 (/) |
2 | BoardReader | BoardReader Inc. | 전체 사이트 (/) |
3 | Amazonbot | Amazon | 전체 사이트 (/) |
4 | anthropic-ai | Anthropic | 전체 사이트 (/) |
5 | Applebot-Extended | Apple | 전체 사이트 (/) |
6 | AwarioRssBot | Awario | 전체 사이트 (/) |
7 | AwarioSmartBot | Awario | 전체 사이트 (/) |
8 | Bytespider | ByteDance (TikTok 개발사) | 전체 사이트 (/) |
9 | CCBot | Common Crawl | 전체 사이트 (/) |
10 | ChatGPT-User | OpenAI | 전체 사이트 (/) |
11 | ClaudeBot | Anthropic | 전체 사이트 (/) |
12 | Claude-Web | Anthropic | 전체 사이트 (/) |
13 | cohere-ai | Cohere | 전체 사이트 (/) |
14 | DataForSeoBot | DataForSEO | 전체 사이트 (/) |
15 | Diffbot | Diffbot | 전체 사이트 (/) |
16 | FacebookBot | Meta (Facebook) | 전체 사이트 (/) |
17 | Google-Extended | 전체 사이트 (/) | |
18 | GPTBot | OpenAI | 전체 사이트 (/) |
19 | magpie-crawler | Adicio | 전체 사이트 (/) |
20 | omgili | Omgili | 전체 사이트 (/) |
21 | omgilibot | Omgili | 전체 사이트 (/) |
22 | peer39_crawler | Peer39 | 전체 사이트 (/) |
23 | peer39_crawler/1.0 | Peer39 | 전체 사이트 (/) |
24 | PerplexityBot | Perplexity AI | 전체 사이트 (/) |
25 | Scrapy | 오픈소스 크롤링 프레임워크 | 전체 사이트 (/) |
26 | TurnitinBot | Turnitin | 전체 사이트 (/) |
27 | SemrushBot | Semrush | 전체 사이트 (/) |
28 | WRTNBot | 네이버(Naver) | 전체 사이트 (/) |
29 | AhrefsBot | Ahrefs | 전체 사이트 (/) |
30 | ChatGLM-Spider | Zhipu AI (ChatGLM 개발사) | 전체 사이트 (/) |
31 | Baiduspider | Baidu | 전체 사이트 (/) |